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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로 수다떨기

아직도 이런 남자가 있다니.

by 희까츄 2018. 1. 30.

최근에 들었던 남녀간의 대화가 있는데.

그 대화를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한마디 하고싶어 미칠 것 같아서 여기에라도 써보는 글.

 

'퇴근길에 어두운 길 가는데 뒤에 어떤 남자가 따라오는것 같은 거야.

동선이 너무 겹치니까 별별 생각이 다 들면서 집까지 가는길이 너무 멀게 느껴지고..

심장은 미친듯이 두근거리고 손에는 112 누른채로 켜져있는 폰들고

집까지 죽어라 뛰었다니깐.'

 

'야,야, 나는 내가 그런 변태로 오해 받은 적 있거든? 기분 개같음.

유난 좀 떨지마라. 난 아무것도 안하고 길만 걸었는데 강간범 취급 당하고 개 어이없고 억울함.'

 

 

모르는 여자한테 변태로 오인받아서 불쾌한 것과

모르는 남자한테 성폭행 당하고 살해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중에 더 중하고 심각한 것은 무엇?

저 둘중 배려를 받아야하는 상황인 것은 누구?

 

넌 억울하게 오해받기 or 기분 상할일 없이 가던 길 가기 의 선택지가 있는 곳에서 살고 있지만

저 여자는 죽자고 뛰어서 강간,살해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or 강간, 살해 당하기 의 선택지에서 살고있다.

 

너는 불쾌하고 말겠지만 그 여자는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그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는 거.

니가 당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그 여자가 겪은 공포감을 '유난떤다' 따위로 취급하지 말라고.

 

넌 길가다가 나보다 막강한 물리적 힘을 가진 그 어떤 생물체한테

강간당하고 살해당하고 시체유기당할 것 같은 공포를 느껴보지 않아서 공감을 못하나본데.

우리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그리고 너같은 사람한테 '유난떤다'라는 소리 들을까봐

떨리는 손 혼자 부여잡고 스스로를 다독여왔다.

 

생각을 하고 말을 내뱉읍시다.

페미니즘이 이렇게 대두되고 있는 시대환경에서 아직도 너같이 생각없이 말하는 조신치 못한 남자가 있다니.

그래서 장가나 가겠어?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