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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느끼긴 아까워 /출퇴근길의 핫 트랙

[Track4] ギブス(기브스) - 포용 가능한 광기

by 희까츄 2016. 1. 20.

 

 

勝訴ストリップ (2000.03) | 東京事変 (도쿄지헨) 리드보컬 椎名林檎 (시이나 링고)

 

 

아무리 주관적인 느낌과 생각으로 꾸미는 블로그라 할지라도

타인과의 공감대 형성을 아예 기대하지 않고 포스팅을 하는건 아니기에

이 매니악한 노래를 소개해도 되는걸까, 좀 많이 망설였다.

그래도 이 노래를 포스팅 하게 된 건...

일본 노래에 대해선 전혀 관심도 없고 지식도 없었던 내가

이 노래를 시작으로 일본 노래를 듣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당기간 들어본 결과 난 일본 가수 중 시이나 링고만 좋아하는 걸로 판정ㅋ)

나같이 시이나 링고를 통해 입문하는 사람이 어딘가는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포스팅 해본다.

 

시이나링고는 동경사변(됴쿄지헨)이라는 일본의 밴드 및 솔로로 아직까지 활동하고있다.

데뷔는 1998년, 겨우 18살 때에 데뷔했다. (본인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그녀의 노래 장르 및 성향을 한마디로 설명하긴 매우 어렵다.

오랫동안 나름 꾸준히 그룹 혹은 솔로로 음반작업을 하고있는데, 신곡을 들을 때 마다 이게 같은 가수의 노래가 맞나?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변화무쌍한 시이나 링고의 노래속에서 그녀의 노래임을 알아차리는데 가장 큰 요소는

그녀 특유의 카랑카랑하고 개성넘치는 다크한 목소리이다.

분명 얇고 높은 소녀같은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암울하고 시니컬한 느낌을 준다.

이미 내 머릿속엔 초창기 시이나 링고 특유의 분위기가 각인되서 일 수도 있다.

 

이 곡은 분명 사랑노래이지만 절망적이다.

분명 연인과 본인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울하다.

시이나 링고 특유의 뭔 소린지 모르겠는 애매모호한 가사덕분에

사랑한다는건지 싫어한다는건지 안아달라는건지 뭔진 모르겠지만

 상대와 자신을 커트 코베인과 코트니 러브로 묘사했다. (알겠지만 비극의 주인공들이다.)

불안한 관계 속에서도 상대의 마지막 사랑을 바라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링고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두고 노래를 할 때엔

항상 무언가가 결여되어있는, 가련하고 힘없는 여자의 모습을 그려내곤 한다.

내가 더 사랑할게! 가 아니라

나 버릴거야..? 같은 느낌.

 

큰 수술로 인해 신체의 좌우대칭이 맞지않아 10년간 배워 온 발레를 포기하게 되었을 때

한참 사춘기었을 그녀가 어떤 심정이었을지 감히 상상은 가지 않지만

마음속 무언가가 아프게 찢겨 나갔음은 분명하다.

생채기 난 속살을 드러낸 듯 신랄하고도 광기어린 그녀의 곡들을 들어보면

본인의 욕망과 슬픔과 광기를 솔직하게 노래에 담는 아티스트란 생각이 든다.

 

특히 그녀 스스로 그녀의 자화상을 표현한 듯 한 곡들이 몇 곡 있는데 (내 주관적 생각)

음반 발표 순으로 행복론, 가부키쵸의 여왕, 본능, 기브스, 죄와벌, 애처가의 아침식사, 사과의 노래 라는 곡들은

풋풋한 사랑을 노래하던 소녀, 사랑에 중독된 색기 가득한 여자, 사랑에서 얻은 집착과 광기, 절망과 권태 그리고 결국 자아정체성을 깨달은 링고의 모습이 그려진다.

마치 한 여자의 인생을 영화로 본 것처럼 말이다.

 

괴랄하기도, 서정적이기도한 독특한 가사와 사고방식.

팝, 재즈, 오케스트라, 펑크, 락 등등... 장르의 벽을 허물고 음악을 버무려내는 천재성.

호불호가 극심히 갈릴만큼 실험적이다가도 어느 순간 안정적, 대중적이기도 한 음악을 만드는 시이나 링고!

 

링고가 내 마음 속 베스트 아티스트 중 한명이었음에도

주변인들의 이해불가하단 냉랭한 시선이 두려워 그녀의 팬임을 말하고 다닐수가 없었다ㅠㅠ

그녀가 매니악한 언더그라운드를 떠나 간신히 대중들이 인정한 아티스트가 되었을 때에도

링고의 전범기 사고로 난 입을 다물어야했다......

(가뜩이나 일본 가수 좋아한다고 하면 색안경 끼고 보는데..링고 왜 그랬어! 전범기는 용인해줄 수가 없다.....)

 

포털싸이트에 시이나 링고를 검색하면 검색결과가 겨우 3~4개 나올 때 부터 링고를 따라다녔건만,

아직까지도 시이나 링고의 광기를 즐기는 사람은 내 주변에 많지 않다.

하긴, 나도 간혹 '이 여자 왜이래...?' 싶을때가 있지만ㅋ

 

하지만 링고니까 품는다....!

전범기에 대해서는 한국의 팬들에게 언젠가 꼭 진솔한 사과를 하게되길...

 

 

내 기준, 대중적으로 거부감이 덜 할 노래들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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