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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로 수다떨기

다들 이렇게 삶이 힘든가? 정말로?

by 희까츄 2021. 11. 27.

삶은 원래 고통이라고 한다.
당신의 삶이 왜 행복하기만 해야한다고 생각하나?
라는 말도 있더라.

그 말에 나는
이렇게까지 힘들기만 해야 하는 이유는 또 뭔데?
라고 반문하고 싶다.

 



분명 좋았던 날도 있다.
분명하다.
걱정거리 하나 없이
그 시간이 온전히 설레고 재밌고 행복해서
시간이 멈췄으면 하고 바랬던 찬란한 순간들도 내 인생에 있었다.

근데 그게 너무 오래되어서
그 행복한 기억을 붙잡고 그 추억에 기대어 살기엔
이젠 오히려 더 서글퍼지는 것이다.
내게 힘이 될 만한 거라곤
너무 오래되어 희미해져가는 수준의 낡은 기억 뿐이구나.

 



나 같은 사람은 없을까?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감정을 느끼고 사는 사람은 없나?
날 100% 공감해줄 만한 사람이 세상 어디엔가 있지않을까?
만약 있다면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문득 생각하다가도
그런 사람은 없다는 너무도 당연하고 간단한 세상의 이치를 떠올린다.

이 감정은 나만의 것이며
이 책임과 숙제도 나만의 것이며
결국 모든 세상 사람들은 철저히 혼자라는 사실을 되새긴다.

나조차도 타인의 슬픔을 온전히 나의 것 처럼 공감해 줄 수 없다.
아빠가 겪었던 폐암의 고통과 죽음의 온도도,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 느꼈을 엄마의 절망도,
아무리 내가 곁에 같이 있었다 해도
결국 내가 느낀 것은 아닌 것이다.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 해줄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을
나는 허망되게 왜 소망하고 있나.

 



그렇다면 여기서 너무 궁금한 점.
모든 개인이 철저히 혼자이며, 결국 그 누구도 나와 같지 않다는 점을 알면서도
어떻게 다들 멀쩡하게 살아가는 건가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씩씩하게 살아가나요?
다들 힘든 일이 없나?
나처럼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이 없나?
뉴스며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보면 더 참혹하고 잔인한 일들도 많던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버티나?
버티긴했나? 아님 결국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죽지 못해 살고있을까?

 



가끔 난 내 인생이 몰래카메라 같다고 느낀다.
날 제외한 전 국민의 몰래카메라.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래?
말이 안되는 수준이잖아.
해도해도 너무 하잖아.

원래 모두에게 고통이 있다는데
왜 다들 행복해 보이고 씩씩해 보이나.
정말로 다른 사람 모두 다 이렇게 삶이 힘든가?
그럼 대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거지.
나같이 힘들다면 분명 모두 다 자살했을 것 같은데.

결국 자살할 용기조차 없는 자들만 살아남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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