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니터로 수다떨기

내가 지금 가장 원하는 것

by 희까츄 2021. 11. 25.

힘든 시기를 지나오면서

나름 제정신으로 살아보려고 여러짓을 많이 했다.

마인드 컨트롤도 공부해보고

법륜스님 영상도 엄청 보고

관련 책도 읽으면서 어느 정도는 깨우쳤다고.. 감히 그런 생각을 한적도 있다ㅎ

 

하지만 자꾸 자꾸 새롭게 나타나는 사건 사고가

일상으로 돌아갈만 하면 새롭게 나타나고

내가 겨우 평온해지려하면 또 생기고

잊으려하면 새로운 상처를 또 주었다.

신적인 존재가 '널 절대로 평온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 작정한 듯이.

 


 

사람은 보통 어떤 부정적인 일이 생겼을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 마음을 회복하고 에너지를 채운다고 한다.

그 시간이 많이 걸리냐, 적게 걸리냐의 차이가 있을 뿐

상처를 가만히 냅두면 결국은 알아서 낫는게 정상적인 메커니즘이라는거다.

 

근데 나에게는 그 부정적인 일이라는게

스스로 회복 할 시간도 허락하지 않은 채 계속 휘몰아쳐왔다.

 

내가 인생의 큰 사건사고들을 나열하면

듣는 사람들의 반은 내 말을 믿지 않는 눈치다.

내가 굉장히 오버해서 말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고작 삼십 몇 년 살면서 그 일들을 한 사람이 다 겪었다기엔

다소 믿어지지 않는 에피소드들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기 위해

내가 겪은 일들을 무던하게, 덤덤하게 생각하고 삼켜넘겼다.

 '별일아냐 살다보면 그런 일 겪을수도 있지.' 

 

...

근데 사실 그것들이 넘겨지지가 않은 거였다.

차곡 차곡 계속 내 내면에 쌓이면서 내 에너지를 다 갉아먹었다.

괜찮다고 가까스로 자가 최면이라도 걸 에너지 정도는 남아있었던거 같은데

최근에 들어서는 그 정도의 에너지도 없다.

 


 

대부분 정신이 건강한 사람들의 소망이나 꿈은 

'무엇 무엇을 하고싶다, 무엇 무엇이 되고싶다.' 던데,

나는 그런 것을 꿈꾸거나 희망할 에너지 조차 없다.

감히 그런건 바라지도 않는다.

 

나는 그냥.....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방 안에 아무런 외부 자극없이 혼자 남겨지는게 

내가 유일하게 꿈꾸고 희망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않고, 아무런 새로운 사건사고 없이, 그 누구도 나에게 말 걸지 않고.

그 어떤 새로운 해프닝 없이 가만히 있는 것.

 

그렇게 하려면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폰 끄고 어디 멀리 여행가서 방 하나 잡고 처박혀서 쉬면 되지않냐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누구보다 날 가만히 조용히 냅두지 않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다.

계속해서 아픈 과거를 되새기고, 한치 앞도 안보이는 미래가 불안하고 무섭다며 내 머릿속에서 하루종일 떠드는건 다름아닌 나 자신이다.

난 그것마저 없애고 싶다. 내 사고회로/생각마저 삭제시키고 싶다. 

완벽한 무(無) 상태에 놓이고싶다.

 

 

 

'모니터로 수다떨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 엄마의 엄마가 되버렸다  (2) 2021.12.06
다들 이렇게 삶이 힘든가? 정말로?  (0) 2021.11.27
많이 지쳤다  (0) 2021.11.25
빗속에서도 춤춰라  (0) 2018.09.11
아직도 이런 남자가 있다니.  (0) 2018.01.30